[공원/정원문화][코로나19와 공원] 코로나19에 대응하는 세계 여러 공원의 모습은?!

2020-03-30

코로나19로 인해 우리의 많은 일상이 변화되었습니다.

밥 한 끼를 밖에서 사먹는 것도,
지하철과 버스를 타고 출근을 하는 것도,
업무 미팅을 비롯해 친구와의 만남도,

당연하다고 생각했던 모든 것들이 결코 당연하지 않은, 고민하고 주저하며 다른 대안을 찾아나서야 하는 상황이 되어버렸습니다. 수많은 ‘사소한’ 상황들에 막히는 경험을 하루에도 몇 번씩 경험하게 되는 것 같습니다.

△ 코로나19로 변화된 일상을 다루는 기사가 매일같이 쏟아지고 있다.

공원도 이제껏 본 적 없는 변화를 겪고 있어요. 봄꽃이 예쁘게 얼굴을 내미는 요즘, 한창 북적거려야 할 시기이지만 세상 한적한 공원을 발견합니다. 마스크를 낀 채 사람들과의 간격을 유지하며 이용하고자 하는 애씀이 곳곳에서 보이기도 하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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벚꽃 놀이도 드라이브 스루 “내리지 말고 차 안에서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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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사회적 거리두기 등으로 갈 곳 없는 시민들이 오히려 공원을 찾는 모습도 보입니다. 답답한 실내공간보다는 탁 트인 자연을 보며 조금이나마 힐링하고 싶다는 욕구 때문입니다. 생활시설 곳곳이 폐쇄되는 상황에서, 유일하게 열려있는, 안전한 안식처로 인식되기도 하고요. 사람들의 이런 움직임에 서울의 석촌호수공원과 여의도 윤중로 등은 폐쇄를 결정하고 입구를 걸어잠그기로 했습니다. 유럽 몇몇 국가들에서도 공원을 아예 폐쇄했다고 해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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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기와 변화 속에, 공원의 역할과 가치가 재조명되고 있는 요즘. 세계 몇몇 공원의 상황과 대처사례들을 보면서코로나19에 대응하는 공원의 역할을 한 번 살펴보도록 할게요.


1. 미국, NYC Parks (New York City Parks)

공원의 문은 열려있으나,사회적거리두기 실천을 강조

뉴욕시 공원관리부서(이하 NYC)는 코로나19에 대응하기 위해 공원 이용 시 지켜야할 ‘사회적거리두기’ 수칙을 영상으로 만들어 배포하고 있습니다. 미국 최대 도시이자, 코로나19 최대 감염도시가 된 뉴욕인만큼, 홈페이지와 SNS 등의 메시지 등에서긴급함이 느껴지기도 합니다. 공원의 문은 열어뒀으나, 공원 내 대부분의 시설과 프로그램은 잠정 운영 중단된 상태이구요. 공원 내 화장실은 개방해둔 대신 매일 소독을 실시한다고 합니다.

그래도 사람들은 실내에만 머무르는 답답함과 우울감을 해소하고자 센트럴파크를 비롯한 공원으로 외출을 나섭니다. 잠시나마 센트럴파크에서 바람을 쐬고, 운동을 할 수 있어 다행이라고도 합니다. 하지만, 워낙 많은 사람들이 이용하는 공간인만큼 아예 나오지 말거나, 공원을 폐쇄해야한다는 (시민들의) 의견들도 많은 상황이에요.

[NYC의 공원이용 권고 사항]
– 개인적인 운동은 괜찮지만, 공원에서 농구/축구/소프트볼 등의 팀 스포츠는 불가
– 외부에 있을 때는 자신과 다른 사람 사이에 최소 6피트(약 1.8m)의 거리를 유지하고 그룹모임 자제

2. 미국, City Parks Alliance(CPA)

‘최소한의 건강유지를 위해 공원 이용은 불가피… 웨비나를 통해 안전한 이용을 안내’

미국의 City Parks Alliance(이하 CPA)는 코로나19로 실내 활동이 강하게 집중되는 상황에서, 공원과 산책로를 안전하게 활용할 수 있는 방법을 웨비나(webinar)로 안내했습니다. 강한 전염으로 실내 활동이 강력히 권고되고는 있지만,최소한의 활동 균형을 유지하기 위해서는 (약간의) 공원 이용이 불가피하다는 것인데요.그 균형을 잡기 어려워하는 시민들을 위해 준비된 웨비나입니다.특별히 공원운영의 리더급 인물들의 안내를 듣고 토론할 수 있다는 점이 특징입니다. 현실적으로 최소한의 신체활동은 유지해야하는 상황 속에서, 행정과 관리자들의 적극적인 가이드가 시민들에게 신뢰감을 높여줄 수 있을 것 같아요.

△ CPA의 웨비나 운영 페이지 모습

3.서울숲과 서울그린트러스트

사회적 거리두기를 기반으로 안전한 공원이용 권고코로나19에 대응하는 공원의 역할 고민

서울숲공원과 서울그린트러스트는 ‘사회적 거리두기’와 같은 정부의 권고에 발맞추어 함께 코로나19 대응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현재 정부차원에서 코로나19 관련 봄나들이 이용객 증가에 따른 ‘공원 야외공간 운영 대응방안’ 지침이 내려온 상황이기도 한데요! 그 내용은 아래와 같습니다.

[공원운영 권고 사항]
– 반드시 마스크를 착용 한 후 공원에 입장할 수 있도록 안내
– 오랜 시간 체류가 아닌 가벼운 산책 위주로 공원을 이용하도록 안내 배너 및 현수막 설치
– 사람 간 2m이상 거리를 유지할 수 있도록 수시로 안내 방송 시행
– 공원 이용객 집중이 예상되는 야외공간 및 화장실과 같은 필수이용 실내공간은 집중 방역을 실시하고, 밀집하지 않도록 현수막 설치

서울숲공원 자체적으로도 안전한 이용수칙 영상을 비롯해, 코로나19 사태 중 안전하게 공원을 이용하기 위한 수칙과 내용들을 SNS 등을 통해 적극적으로 안내하고 있습니다. 권장하는 이용 수칙들을 지키지 않는다면 공원에서의 야외활동도 결코 안전하지 않아요~😥 안전을 위해 꼭 지켜주세요!

또한 서울그린트러스트의 ‘숲으로 도시혁명’ T/F모임에서는 2020년 주제로 잡았던 ‘공원도시, 정말 가능할까?’에서‘코로나19와 도시공원’을 주제로 방향을 전환시키기도 했습니다. 재난상황의 피난처로서의 공원의 역할과 동시에 전염병의 위기 속에서 공원이용 방식은 어떠해야하는 지 등… 코로나19로 다시 생각해보게 되는 도시공원의 가치와 역할, 유의점 등을 다각도에서 다뤄갈 예정입니다. 서울에 있는 공원이 (사회적 거리두기를 유지한 채) 과연 얼만큼의 시민들을 수용할 수 있는지에 대해서도 함께 고민해볼 예정이에요.

원래는 6월과 11월, 세미나와 포럼을 통해 시민들과 만나려고 했지만 비상시국임을 감안해웨비나(웹세미나,web+seminar)와 같은 방식으로 스터디 한 내용들과 전문가들의 의견을 오픈해보고자 기획하고 있습니다. 보다 다양한, 많은 분들과 만나는 계기가 될 수도 있을 것 같아요.

△ 지난 3월 25일에 진행된 ‘숲으로 도시혁명’ T/F 화상회의 모습

이상으로 코로나19에 대응하는 세계 공원들과 서울숲의 동향을 간단히 살펴보았습니다. 아직 우리나라를 비롯해 여러 나라들에서는 (대형)공원들의 폐쇄까지 진행하고 있지는 않습니다. 하지만, 만약‘공원마저 갈 수 없게 된다면’이라는 상상을 문득 해보면, 갑자기 숨이 턱- 막혀오는 느낌인 것 같아요. 최근 어떤 글에서 본‘Parks are essential(공원은 반드시 필요하다.)’라는 문장이 얼마나 마음에 와닿았는지 모릅니다. 그동안 너무 당연하고 일상적으로 여겨져 몰랐던, 공원의 소중함을 이제야 깨달아가는 것 같습니다.

그렇지만 요즘 같은 비상시국에서, 어떤 말들보다도안전하게 공원을 운영하고 이용하는 것이 중요한 일인 것 같습니다. 각 나라에서 권고하는 ‘사회적 거리두기’와 같은 지침들을 반드시 준수하면서 나와 다른 사람들을 함께 보호하는 일에 동참해야하는 것이 분명해보입니다.

각 나라와 도시의 사정에 맞게, 공원이 도시의 안전한 피난처로 역할을 다할 수 있도록 연구와 고민이 필요한 시점인 것 같습니다. 공원의 대명사 ‘센트럴파크’가 공중보건문제를 비롯한 ‘도시문제’를 해결하기 위해 등장했던 것처럼요.

언제까지 계속될지 모를 이 상황들 속에서, 사람들의 마음과 생활 속에 공원이 작은 안식처가 되길 바래봅니다. 여전히, 공원은 필요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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