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원/정원문화][세계 숲의 날 기념] 개구리와 벚꽃, 그리고 도시숲 이야기

2024-03-26


🐸🌸 일찍 깨어난 개구리, 빨리 피어난 벚꽃 

봄의 전령사, 벚꽃. 우리 모두 벚꽃이 피어남과 동시에 진정함 봄을 맞이하게 되죠. 하지만 어느 순간부터 벚꽃 개화가 빨라지기 시작했습니다. 기상정보를 제공하는 웨더아이에 따르면 지난 3월 24일 제주 서귀포를 시작으로 남부지방은 3월 중순, 중부지방은 3월 말, 서울 4월 3일 그밖에 수도권은 4월 1주 차로 예상하고 있습니다. 전국의 벚꽃 개화 시기가 지난해보다 1~7일이나 빨라진 겁니다. 벚꽃만 그럴까요? 지난 3월 5일은 개구리가 겨울잠에서 깨어난다는 ‘경칩’이었습니다. 하지만, 1월쯤 개구리는 이미 이른 잠에서 깨어났답니다. 도대체 봄꽃이 왜 이렇게 빨리 피고, 개구리가 잠에서 일찍 깨어났어야만 한 걸까요?




🔥 기후변화가 불러온 위기

겨울잠을 자던 개구리들은 환경변화에 민감한 변온동물이에요. 날이 갑자기 따뜻해지면서 잠에서 깨어나게 된 거죠.
하지만 봄의 초입에 불어닥친 꽃샘추위로 인해 일찍 일어난 개구리와 개구리알들이 추위에 매마르거나 얼어 죽어버리게 됩니다.
식물도 개구리처럼 환경변화에 취약한 종입니다. 주로 3~4월에 피어나는 봄꽃도 마찬가지로 기온이 상승하면서 개화 시기가 점차 빨라진 것입니다. 


이런 현상이 발생한 까닭은 무엇일까요? 


고탄소 사용으로 인한 극심한 기후 변화로 기온이 상승했기 때문인데요. 산업기술의 발전을 위해 인류가 사용한 화석연료는 이산화탄소·메탄 같은 탄소를 대량으로 배출합니다. 사라지지 않은 많은 탄소들이 지구를 온실처럼 뜨겁게 만드는 거죠. 지구의 온도가 1도가 올라간다는 것은 전 세계의 생태계가 느끼는 기온상승은 몇 배 이상입니다. 이런 기후 위기로 인해 가장 심각한 문제는 바로 ‘생물다양성 감소’ 입니다. 가뭄, 홍수, 질병, 한파, 해수면 상승 등으로 이어진 생물들의 서식지 파괴는 지구에서 살고 있는 생물종의 멸종을 초래합니다. (Wilson, 2016)


기후 위기로 인해 빨라진 꽃의 개화는 꽃의 화분을 옮겨다 줄 벌·나비·새·파리 등 즉, 수분 매개자들의 활동 시기와 어긋나게 되어버립니다. 지구에 존재하는 식물의 대부분은 벌을 포함한 수분 매개자들의 수분을 통해서 번식하는데, 이렇게 어긋나버리면서 생태계의 번식과 생존 자체에 부정적인 영향을 끼치게 된답니다. 이런 부정적인 영향에 의해 발생한 ‘생물다양성 감소’는, 생태계 전반에 의존하며 살고 있는 인간의 삶에도 악영향을 끼치고 맙니다.


🌲 도시숲과 생물다양성

그렇다면, 이런 기후 위기에 대응하고, 생물다양성 보존과 더불어 증진을 위해서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요? 
그 중심에는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심 속 도시숲, 공원, 정원 등 생활권 녹지공간 조성과 유지, 관리에 있다고 보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도시숲은 [도시숲 등의 조성 및 관리에 관한 법률 제1조]  에 의거하여, 임업적인 성격보다는 휴양과 정서 함양과 같은 3차 서비스적 관점으로 보고 있습니다. 도시숲의 나무 그늘들은 도시열섬과 폭염을 완화하고, 미세먼지를 저감시키는 효과와 더불어 탄소중립 시대에 가장 중요한 탄소흡수원의 기능을 지니고 있습니다. (박인권 외 2인(2021))
자연이 만든 에어컨이라는 별칭으로도 불린답니다. 그리고 도시숲은 이런 환경적 가치를 포함해, 시민의 신체적·정신적 건강과 자연생태계를 복원하여 생물종의 생태 보존 등의 가치 또한 모두 담고 있습니다. 현재 도심 속에 살고 있는 환경 변화에 취약한 동·생물들의 서식처로 자리매김하고 있기도 하죠.



출처: 산림청, 2020, 전국 도시림 현황통계, p.7



도시숲 확대 정책을 통해 매년 500~600ha의 생활권 도시숲 면적을 늘려가고 있지만, 1인당 생활권 도시숲 면적(11.5㎡)은 세계보건기구의 권고기준인 15㎡에도 미치지 못하고 있습니다. 특히 인구밀집도가 가장 높은 서울시의 1인당 생활권 도시숲 면적은 4.97㎡에 불과합니다. 

생명다양성재단과 그린피스가 내놓은 2021년 기후변화와 생물다양성 연구 조사 보고서에 따르면, 단 하나의 종이 멸종해도, 생태계의 균형은 무너집니다. 이 상황이 계속 이어진다면 세기말에는 지구상 생물종 50%가 멸종할 수 있다고 합니다. 2008년 국제적 과학저널 <nature>에 따르면 숲의 나이가 800살이 넘어도 탄소의 순흡수원으로서의 제기능을 한다는 연구 결과(Old-growth forests as global carbon sinks, 2008)가 있을 정도로 우리 주변에 있는 크고 작은 도시공원과 숲, 정원 등이 모두 이러한 역할들을 하고 있습니다.  


🌍 지속가능한 도시숲의 확산
서울그린트러스트는 우리에게 닥친 기후위기에 통감하며,  2006년부터 도시숲(도시공원) 분야에 대한 연구와 활동을 꾸준하게 이어왔습니다. ‘숲으로 도시혁명’이라는 이름으로 우리나라의 도시숲이 나아가야 할 방향에 대해 꾸준히 고민해 왔고, 2022년에는 형평성과 지속가능성을 위한<서울그린비전 2040> 연구 보고를 진행했습니다. 연구결과를 통해 서울그린트러스트는 ‘도시를 살리는 가까운 숲, 풍성한 숲’이라는 미션 아래에 모두에게 공평한 공원녹지 서비스 제고와 기후 위기에 대응하는 그린인프라 구축, 생물다양성을 위한 녹지 질 개선을 목표로 두고 활동하고 있습니다.

                                                                               ▲ 동대문구 늘봄어린이공원 (노후공원 개선 프로젝트)


지난해 서울그린비전 2040 시범사업으로, 동대문구 늘봄어린이공원 리모델링을 통해 노후공원을 개선했던 것과 마찬가지로 올해도 녹색 불평등 해소와 기후위기에 대응하는 녹지공간으로 재탄생시키는 ‘노후 공원 개선 프로젝트’를 진행할 예정이에요. 


▲ 꿀벌정원 전경(도시숲 조성)


특히 올해는 다양한 종류의 수분매개 식물을 심어서 수분 매개자(벌, 나비, 새)와 작은 생물들이 살 수 있는 비밀(Bee-meal); 수분매개 식물심기와 감소하는 벌의 개체 수를 회복하고 도시의 환경 사회 문제 해결에 기여하는 꿀벌정원 유지·관리 사업, 시민과 함께하는 ‘친환경 에코존 캠페인’ 등 생물다양성 증진을 목표로 한 도시숲 활동에 계획하고 준비 중입니다.



▲  도시숲 전경(서울숲, 한강공원)


우리가 살고 있는 도심 속 도시숲이 설령 작은 한 평 공간에 지나지 않는다고 하더라도, 기후 위기에 대응하며, 지구의 생태계가 더는 무너지지 않도록 하는 커다란 역할을 합니다. 개구리가 경칩이 아닌 이른 날에 깨어나지 않도록... 봄의 전령사 벚꽃이 때이른 시간에서 피어나지 않을 수 있게 지속가능한 도시숲을 향한 서울그린트러스트의 활동들을 꾸준하게 전해보도록 하겠습니다!



     📌 더 읽어보면 좋을 정보들  ※ 해당 정보들을 참고하여 작성하였습니다.



※ 본 내용은 서울그린트러스트 3월 뉴스레터 ‘세계 숲의 날(International Day of Forests)’에 수록되는 내용입니다. 매월 마지막 주 금요일, 서울그린트러스트의 활동소식과 함께 국내외 초록이야기에 대한 뉴스레터를 발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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