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Track 01 | 느슨한 가드닝, 그 다정한 봄과 여름
“정원은 식물만을 돌보는 곳이 아니었어요. 이곳에서는 서로가 서로의 정원이 되었거든요.”
2025년 봄, ‘느슨한 가드닝’ 5기가 새로운 얼굴들과 함께 시작되었습니다. 서울그린트러스트가 운영하는 이 정원문화학교 프로그램은 공원을 거점으로, 사회적 약자와 청년들이 함께 정원을 가꾸며 서로를 돌보는 시간입니다.
이번 5기는 KB라이프생명과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후원을 통해 더 넓은 지역의 주민 참여자들과 함께, 더 많고 깊은 시간을 보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올해는 광진구 치매안심센터와 성동구 치매안심센터, 서울 청년센터(광진/성동)의 협력으로 진행되며, 4월부터 11월까지 20회차에 걸쳐 프로그램이 이어집니다. 그 어느 때보다도 ‘다정한 정원, 함께 자라는 시간’을 실감하는 계절이었습니다.
👉<느슨한가드닝>을 소개합니다.
Track 02 | 보다 느슨하게, 그러나 진심으로
올해 느슨한 가드닝 5기는 광진구와 성동구 두 지역에서 총 60명의 참여자와 함께 매주 목요일마다 만났습니다. 정원에서의 활동은 가드닝 실습에만 머물지 않았습니다. 식물을 매개로 한 인문학, 예술, 놀이, 생활실습까지 아우르며 일상의 감각을 깨우는 시간이었지요. 4월부터 6월까지, 상반기 총 10회차 프로그램은 이렇게 흘러갔습니다.

1회차: 가드닝 키트와 함께 첫 만남, 치매 바로알기 교육
2회차: ‘추억의 식물’을 주제로 기억을 나누고, 수분 매개자의 세계를 배우기
3회차: 한 해살이 꽃들을 심으며 봄을 마무리하고, 어버이날을 맞아 카네이션 화분 만들기
4회차: 알록달록 식물 이름표 만들기
5회차: 사람과 식물, 계절이 어우러진 정원이야기 듣기(with 그람디자인 최윤석 대표)
6회차: 서울어린이대공원 탐방 & 느슨한 방학식을 위한 ‘나만의 초대장’ 만들기
7회차: 우리 정원엔 누가 살고 있을까? - 느슨한 정원 관찰하기(with 자연생태학자 손윤한)
8회차: 정원 속 잡초 정리하고 정원의 풍경 담은 컬러링 색칠하기
9회차: 죽백나무 수경 반려화분 만들기
10회차: 꽃다발 만들기와 작은 정원 나눔 장터, 함께하는 여름방학식
“정원에서 나눈 건 흙과 식물만이 아니었어요.
말이 많지 않아도, 그저 함께 흙을 만지는 시간이 정말 좋았어요.”
— 느슨한 가드닝 5기 참여자 후기 중
Track 03 | 정원에서 피어난 이야기들
“오늘은 그냥 왠지 기분이 좋아요.”
“그림 그려본 지는 몇십 년 된 것 같은데요, 이거 좀 잘 나온 것 같지 않나요?”
“저기, 그 꽃 옆에 꽂힌 이름표는 제가 만든 거예요.”
느슨한 가드닝 5기의 정원은 단순히 꽃을 심고 가꾸는 공간이 아니었습니다. 그보다 훨씬 더 섬세하고 다정한 마음들이 모인 곳이었죠.
특히 이번 5기의 참여자 중 다수는 치매 환자를 돌보고 있는 가족분들이었습니다.
몸이 아픈 가족의 돌봄은 말로 다할 수 없는 고단함을 안고 있지만, 그럼에도 정원에 오시기 위해 짬을 내주시곤 했습니다.
때때로 부득이하게 결석하게 될 때면 단체 채팅방에 짧은 소식을 전해주시곤 하는데, 그때마다 “다음 주엔 꼭 뵈어요!”, “무사히 회복하시기를 바라요!”라는 따뜻한 말들이 이어졌습니다. 서로를 '같은 동네 이웃'처럼, 때론 ‘가족’처럼 걱정하고 안부를 전하는 이 다정한 분위기야말로, 느슨한 가드닝의 진짜 정원이 아닐까요. 또 어떤 날은, 유년 시절을 떠올리며 추억의 식물을 이야기했고, 어떤 날은 카네이션이나 죽백나무 화분을 정성스레 만들어 자기 가족에게 선물하기도 했습니다.
어떠한 참여자께서 말씀하셨습니다.
“매일 아픈 우리 아버지만 돌보다가, 이 시간만큼은 내가 나를 돌보는 기분이 들었어요. 오랜만에 ‘내가 뭔가를 하고 있다’라는 감각이 참 좋더라고요.”
그 속에는 조용히 피어난 작은 변화들도 있었습니다. 처음 느슨한 가드닝에 참여하셨던 한 참여자분은, 낯선 환경과 사람들 앞에서 “난 이런 거 싫어요”, “나는 안 할래요”라며 차갑게 선을 그으셨습니다. 활동 내내 말을 아끼셨고, 웃는 모습도 좀처럼 보기 어려웠어요.
치매안심센터의 담당자님께서는 프로그램 참여가 참여자분께 오히려 부담이 될 수 있다며 중도 하차를 권하기도 하셨을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이름처럼 '느슨하게' 이어지는 매 회차의 활동 속에서, 그분의 마음에도 조금씩 작은 변화가 찾아왔습니다.
식물의 잎맥을 가만히 들여다보던 순간, 컬러링 도안을 따라 조심스레 붓을 들던 모습, 죽백나무 수경화분을 만들며 처음으로 “예쁘네요”라고 말씀하셨던 그 날, 그 모든 장면들이 기억에 남습니다.
방학식 날, “선생님, 난 사진 안 찍어요” 하셨던 그분께서 사진작가의 말에 수줍게 고개를 끄덕이시고, 부끄러운 듯 입가에 번진 미소로 포즈를 취해주셨습니다. 활동이 끝나고 나서는 “다음에 또 봅시다”라고 짧은 인사도 남기셨지요.
작지만 분명한 변화였습니다. 정원이 준 기적 같은 이야기였습니다.
정원은 그렇게, 돌봄의 방향을 잠시 바꾸는 통로가 되어주었습니다. 누군가를 돌보는 이들이, 자신을 돌보는 시간을 마주하고 서로를 응원하며 함께 웃을 수 있는 그런 장소로요. 느슨한 정원에는 계절의 변화보다 더 눈부신 변화들이 피어났습니다.
그리고 그 모든 이야기는 꽃보다 조용히, 그러나 분명하게 우리 마음속에 자리 잡았습니다.
Track 04 | 여름방학을 맞이한 느슨한 가드닝
성동구와 광진구에서 느슨하게 정원을 돌보던 우리.
계절이 무르익고, 어느덧 여름의 한가운데에서 느슨한가드닝 5기의 방학식을 맞이했습니다.
이날만큼은 앞치마도, 모자도, 가드닝 장갑도 잠시 내려두고 예쁘게 꽃단장 하고 오시길 부탁드렸어요.
덕분에 약속 시간에 삼삼오오 모여든 여러분의 모습을 한눈에 알아보지 못할 만큼, 눈부신 순간들이었습니다.
방학식에는 참여자뿐 아니라 초대장을 받아 든 게스트분들도 함께 해주셨습니다. 이웃 친구와 나란히 앉은 분,
짝꿍과 함께 오신 분들도 계셨고요, 가족의 손을 꼭 잡고 오신 분, 시밀러룩으로 사랑스러움을 더한 모녀의 모습까지—
그 풍경 자체가 이미 느슨한 정원의 또 다른 꽃들처럼 보였달까요?
이날의 주인공은 바로 여러분이었습니다. 정성껏 만든 미니 꽃다발을 손에 들고 사진을 남기며,
"대충 찍어요~" 하시던 분들도 사진작가의 말에 수줍게 웃으며 카메라 앞에서 한 송이 꽃들이 활짝 피어났습니다.
그날 담긴 단체 사진은, 느슨한가드닝 5기가 종료되는 11월 수료식에 인화해서 선물로 드릴 예정이에요.
그 웃음이 다시 돌아올 가을의 햇살처럼 오래도록 반짝이길 바라는 마음으로요.
이 여름방학식이 조금 더 특별했던 이유는, 그동안 함께 쌓아온 관계들이 고스란히 이 순간에 모여 있었기 때문입니다.
느슨한 가드닝 참여자분들 중에는 건강이 좋지 않은 가족을 돌보느라 매번 함께하지 못하는 경우도 종종 있었습니다.
그럴 때마다 단톡방에 짧은 사연을 전해주시면, 같은 지역의 이웃들이 따뜻한 응원을 건넸습니다.
“다음 주에는 꼭 뵈어요.”
“무사히 회복하시길 바라요.”
“이 사진, 꼭 보여드리고 싶네요.”
정원처럼 느리지만 꾸준한 정이 오가고, 함께하지 못하는 날에도 마음이 닿는 그런 공동체가 느슨한 가드닝이었습니다. 그런 마음들이 있었기에, 우리가 모두 서로를 버틸 힘을 얻었는지도 몰라요.
그래서인지 이날, 단 한 사람도 ‘작별 인사’를 하지 않았습니다. 그 대신 이렇게 서로의 눈을 바라보며 웃었지요.
“부디 건강하게 여름을 보내고, 우리 무사히 다시 만나요.”
이 글을 보는 모든 분도, 무더운 여름을 부디 건강히 잘 보내시길 바라요. 그때도 지금처럼, 서로의 이름을 기억하며.
햇살 가득한 방학을 지나, 선선한 바람이 불어올 느슨한 가드닝의 다음 트랙은 가을에 들려드릴게요!!
Track 04 | 다시 만날 다음 계절을 기다리며


2025년 느슨한 가드닝 5기는 ‘공원이 모두의 정원이 되는 일’을 꿈꾸며 다시 가을에 만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2학기에는 더 풍성한 정원 이야기와 정서적 치유, 그리고 마무리를 향한 작은 축제가 준비하고 있어요.
가드닝은 우리 삶처럼 느슨하게, 하지만 분명히 이어져 나아갈 거에요!
📌 이 프로그램은 KB라이프생명과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후원으로, 광진구 및 성동구 치매안심센터의 협력과 함께 진행되고 있습니다. 공원 속 작은 정원이 우리 모두에게 큰 쉼이 되기를 바랍니다.
※ 본 내용은 서울그린트러스트 2025년 7월 뉴스레터 ‘여름, 잠시 느려져도 괜찮아 中 여름 방학을 맞이한 느슨한 가드닝 친구들’에 수록되는 내용입니다. 매월 마지막 주 금요일, 서울그린트러스트의 활동소식과 함께 국내·외 초록 이야기에 대한 뉴스레터를 발행합니다.
Track 01 | 느슨한 가드닝, 그 다정한 봄과 여름
“정원은 식물만을 돌보는 곳이 아니었어요. 이곳에서는 서로가 서로의 정원이 되었거든요.”
2025년 봄, ‘느슨한 가드닝’ 5기가 새로운 얼굴들과 함께 시작되었습니다. 서울그린트러스트가 운영하는 이 정원문화학교 프로그램은 공원을 거점으로, 사회적 약자와 청년들이 함께 정원을 가꾸며 서로를 돌보는 시간입니다.
이번 5기는 KB라이프생명과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후원을 통해 더 넓은 지역의 주민 참여자들과 함께, 더 많고 깊은 시간을 보낼 수 있게 되었습니다. 올해는 광진구 치매안심센터와 성동구 치매안심센터, 서울 청년센터(광진/성동)의 협력으로 진행되며, 4월부터 11월까지 20회차에 걸쳐 프로그램이 이어집니다. 그 어느 때보다도 ‘다정한 정원, 함께 자라는 시간’을 실감하는 계절이었습니다.
👉<느슨한가드닝>을 소개합니다.
Track 02 | 보다 느슨하게, 그러나 진심으로
올해 느슨한 가드닝 5기는 광진구와 성동구 두 지역에서 총 60명의 참여자와 함께 매주 목요일마다 만났습니다. 정원에서의 활동은 가드닝 실습에만 머물지 않았습니다. 식물을 매개로 한 인문학, 예술, 놀이, 생활실습까지 아우르며 일상의 감각을 깨우는 시간이었지요. 4월부터 6월까지, 상반기 총 10회차 프로그램은 이렇게 흘러갔습니다.
1회차: 가드닝 키트와 함께 첫 만남, 치매 바로알기 교육
2회차: ‘추억의 식물’을 주제로 기억을 나누고, 수분 매개자의 세계를 배우기
3회차: 한 해살이 꽃들을 심으며 봄을 마무리하고, 어버이날을 맞아 카네이션 화분 만들기
4회차: 알록달록 식물 이름표 만들기
5회차: 사람과 식물, 계절이 어우러진 정원이야기 듣기(with 그람디자인 최윤석 대표)
6회차: 서울어린이대공원 탐방 & 느슨한 방학식을 위한 ‘나만의 초대장’ 만들기
7회차: 우리 정원엔 누가 살고 있을까? - 느슨한 정원 관찰하기(with 자연생태학자 손윤한)
8회차: 정원 속 잡초 정리하고 정원의 풍경 담은 컬러링 색칠하기
9회차: 죽백나무 수경 반려화분 만들기
10회차: 꽃다발 만들기와 작은 정원 나눔 장터, 함께하는 여름방학식
“정원에서 나눈 건 흙과 식물만이 아니었어요.
말이 많지 않아도, 그저 함께 흙을 만지는 시간이 정말 좋았어요.”
— 느슨한 가드닝 5기 참여자 후기 중
Track 03 | 정원에서 피어난 이야기들
“오늘은 그냥 왠지 기분이 좋아요.”
“그림 그려본 지는 몇십 년 된 것 같은데요, 이거 좀 잘 나온 것 같지 않나요?”
“저기, 그 꽃 옆에 꽂힌 이름표는 제가 만든 거예요.”
느슨한 가드닝 5기의 정원은 단순히 꽃을 심고 가꾸는 공간이 아니었습니다. 그보다 훨씬 더 섬세하고 다정한 마음들이 모인 곳이었죠.
특히 이번 5기의 참여자 중 다수는 치매 환자를 돌보고 있는 가족분들이었습니다.
몸이 아픈 가족의 돌봄은 말로 다할 수 없는 고단함을 안고 있지만, 그럼에도 정원에 오시기 위해 짬을 내주시곤 했습니다.
때때로 부득이하게 결석하게 될 때면 단체 채팅방에 짧은 소식을 전해주시곤 하는데, 그때마다 “다음 주엔 꼭 뵈어요!”, “무사히 회복하시기를 바라요!”라는 따뜻한 말들이 이어졌습니다. 서로를 '같은 동네 이웃'처럼, 때론 ‘가족’처럼 걱정하고 안부를 전하는 이 다정한 분위기야말로, 느슨한 가드닝의 진짜 정원이 아닐까요. 또 어떤 날은, 유년 시절을 떠올리며 추억의 식물을 이야기했고, 어떤 날은 카네이션이나 죽백나무 화분을 정성스레 만들어 자기 가족에게 선물하기도 했습니다.
어떠한 참여자께서 말씀하셨습니다.
“매일 아픈 우리 아버지만 돌보다가, 이 시간만큼은 내가 나를 돌보는 기분이 들었어요. 오랜만에 ‘내가 뭔가를 하고 있다’라는 감각이 참 좋더라고요.”
그 속에는 조용히 피어난 작은 변화들도 있었습니다. 처음 느슨한 가드닝에 참여하셨던 한 참여자분은, 낯선 환경과 사람들 앞에서 “난 이런 거 싫어요”, “나는 안 할래요”라며 차갑게 선을 그으셨습니다. 활동 내내 말을 아끼셨고, 웃는 모습도 좀처럼 보기 어려웠어요.
치매안심센터의 담당자님께서는 프로그램 참여가 참여자분께 오히려 부담이 될 수 있다며 중도 하차를 권하기도 하셨을 정도였습니다.
하지만, 이름처럼 '느슨하게' 이어지는 매 회차의 활동 속에서, 그분의 마음에도 조금씩 작은 변화가 찾아왔습니다.
식물의 잎맥을 가만히 들여다보던 순간, 컬러링 도안을 따라 조심스레 붓을 들던 모습, 죽백나무 수경화분을 만들며 처음으로 “예쁘네요”라고 말씀하셨던 그 날, 그 모든 장면들이 기억에 남습니다.
방학식 날, “선생님, 난 사진 안 찍어요” 하셨던 그분께서 사진작가의 말에 수줍게 고개를 끄덕이시고, 부끄러운 듯 입가에 번진 미소로 포즈를 취해주셨습니다. 활동이 끝나고 나서는 “다음에 또 봅시다”라고 짧은 인사도 남기셨지요.
작지만 분명한 변화였습니다. 정원이 준 기적 같은 이야기였습니다.
정원은 그렇게, 돌봄의 방향을 잠시 바꾸는 통로가 되어주었습니다. 누군가를 돌보는 이들이, 자신을 돌보는 시간을 마주하고 서로를 응원하며 함께 웃을 수 있는 그런 장소로요. 느슨한 정원에는 계절의 변화보다 더 눈부신 변화들이 피어났습니다.
그리고 그 모든 이야기는 꽃보다 조용히, 그러나 분명하게 우리 마음속에 자리 잡았습니다.
Track 04 | 여름방학을 맞이한 느슨한 가드닝
성동구와 광진구에서 느슨하게 정원을 돌보던 우리.
계절이 무르익고, 어느덧 여름의 한가운데에서 느슨한가드닝 5기의 방학식을 맞이했습니다.
이날만큼은 앞치마도, 모자도, 가드닝 장갑도 잠시 내려두고 예쁘게 꽃단장 하고 오시길 부탁드렸어요.
덕분에 약속 시간에 삼삼오오 모여든 여러분의 모습을 한눈에 알아보지 못할 만큼, 눈부신 순간들이었습니다.
방학식에는 참여자뿐 아니라 초대장을 받아 든 게스트분들도 함께 해주셨습니다. 이웃 친구와 나란히 앉은 분,
짝꿍과 함께 오신 분들도 계셨고요, 가족의 손을 꼭 잡고 오신 분, 시밀러룩으로 사랑스러움을 더한 모녀의 모습까지—
그 풍경 자체가 이미 느슨한 정원의 또 다른 꽃들처럼 보였달까요?
이날의 주인공은 바로 여러분이었습니다. 정성껏 만든 미니 꽃다발을 손에 들고 사진을 남기며,
"대충 찍어요~" 하시던 분들도 사진작가의 말에 수줍게 웃으며 카메라 앞에서 한 송이 꽃들이 활짝 피어났습니다.
그날 담긴 단체 사진은, 느슨한가드닝 5기가 종료되는 11월 수료식에 인화해서 선물로 드릴 예정이에요.
그 웃음이 다시 돌아올 가을의 햇살처럼 오래도록 반짝이길 바라는 마음으로요.
이 여름방학식이 조금 더 특별했던 이유는, 그동안 함께 쌓아온 관계들이 고스란히 이 순간에 모여 있었기 때문입니다.
느슨한 가드닝 참여자분들 중에는 건강이 좋지 않은 가족을 돌보느라 매번 함께하지 못하는 경우도 종종 있었습니다.
그럴 때마다 단톡방에 짧은 사연을 전해주시면, 같은 지역의 이웃들이 따뜻한 응원을 건넸습니다.
“다음 주에는 꼭 뵈어요.”
“무사히 회복하시길 바라요.”
“이 사진, 꼭 보여드리고 싶네요.”
정원처럼 느리지만 꾸준한 정이 오가고, 함께하지 못하는 날에도 마음이 닿는 그런 공동체가 느슨한 가드닝이었습니다. 그런 마음들이 있었기에, 우리가 모두 서로를 버틸 힘을 얻었는지도 몰라요.
그래서인지 이날, 단 한 사람도 ‘작별 인사’를 하지 않았습니다. 그 대신 이렇게 서로의 눈을 바라보며 웃었지요.
“부디 건강하게 여름을 보내고, 우리 무사히 다시 만나요.”
이 글을 보는 모든 분도, 무더운 여름을 부디 건강히 잘 보내시길 바라요. 그때도 지금처럼, 서로의 이름을 기억하며.
햇살 가득한 방학을 지나, 선선한 바람이 불어올 느슨한 가드닝의 다음 트랙은 가을에 들려드릴게요!!
Track 04 | 다시 만날 다음 계절을 기다리며
2025년 느슨한 가드닝 5기는 ‘공원이 모두의 정원이 되는 일’을 꿈꾸며 다시 가을에 만날 준비를 하고 있습니다.
2학기에는 더 풍성한 정원 이야기와 정서적 치유, 그리고 마무리를 향한 작은 축제가 준비하고 있어요.
가드닝은 우리 삶처럼 느슨하게, 하지만 분명히 이어져 나아갈 거에요!
📌 이 프로그램은 KB라이프생명과 사회복지공동모금회의 후원으로, 광진구 및 성동구 치매안심센터의 협력과 함께 진행되고 있습니다. 공원 속 작은 정원이 우리 모두에게 큰 쉼이 되기를 바랍니다.
※ 본 내용은 서울그린트러스트 2025년 7월 뉴스레터 ‘여름, 잠시 느려져도 괜찮아 中 여름 방학을 맞이한 느슨한 가드닝 친구들’에 수록되는 내용입니다. 매월 마지막 주 금요일, 서울그린트러스트의 활동소식과 함께 국내·외 초록 이야기에 대한 뉴스레터를 발행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