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캠페인/모금]도시에 초록빛 꿈을 심는 일 - ‘빌리브 인 드림 파크(Bee’lieve in Dream-Parks)’ 프로젝트

2026-09-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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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시에서 자연을 만나는 일은 생각보다 가까운 곳에서 시작되는 것 같습니다.
비가 오면 빗물이 천천히 스며드는 공원, 작은 곤충과 새가 찾아오는 정원, 산책하다 잠시 걸음을 멈추고 식물의 이름을 찾아보는 사람.우리가 일상 가까이에서 만나는 이런 풍경도 도시의 자연을 조금씩 바꾸어가는 시작이 될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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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출처 : 스튜디오 초신성(@Studio Choshinsung)

포르쉐코리아와 서울그린트러스트가 함께하는 ‘빌리브 인 드림 파크(Bee’lieve in Dreams-Park)’는 도시 생활권 가까이에 이런 초록의 풍경을 만들어가는 프로젝트입니다.

🐝프로젝트 이름에는 벌을 뜻하는 ‘Bee’와 ‘Believe’, 믿다 라는 단어가 함께 담겨 있습니다. 작은 생명이 살아갈 수 있는 정원을 만들고, 한 곳의 변화가 또 다른 곳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믿는 것.
이 프로젝트가 말하는 ‘꿈’은 아직 오지 않은 미래의 모습이라기보다, 오늘의 공원에서 먼저 만들어보는 작은 풍경에 가까운지도 모르겠습니다.


2024년 동대문구 장평근린공원의 빗물정원에서 시작한 빌리브 인 드림 파크는 25년 장안근린공원의 느린정원으로 이어졌고, 시민들과 함께 공원과 정원의 생태를 관찰하고 기록하는 활동으로 확장되었습니다.
그리고 올가을, 그 경험은 수원 영흥숲공원의 세 번째 정원으로 이어집니다. 정원을 만들고, 그곳에 살아가는 생명을 발견하고, 다시 기록하고, 다음 정원을 꿈꾸는 일. 빌리브 인 드림 파크(Bee'lieve in Dreams Park)가 생활권 공원에서 차곡차곡 만들어온 초록빛 꿈의 과정을 따라가 보았습니다.


비가 오면 더 아름다운 정원

서울 동대문구에 있는 장평근린공원에는 조금 특별한 정원이 있습니다.
비가 내리면 빗물을 모으고, 천천히 땅으로 스며들도록 돕는 빗물정원입니다. 도시에서는 빗물이 포장된 길과 배수시설을 따라 빠르게 흘러가지만, 빗물정원에서는 물이 식물과 토양을 만나며 잠시 머물고 천천히 순환할 수 있습니다. 평소에는 시민들이 쉬고 산책하는 정원이지만, 비가 오는 날이면 도시의 물을 받아주는 작은 생태 공간이 되는 것이죠.

빌리브 인 드림 파크의 첫 번째 정원인 장평근린공원 빗물정원은 이러한 물의 흐름을 정원의 중요한 요소로 담았습니다.
자생종과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식물을 중심으로 식재하고, 빗물이 정원을 따라 흐르며 토양에 스며들 수 있도록 공간을 구성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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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출처 : ①,③ 서울그린트러스트(SGT), ②서울특별시(Seoul)

그리고 이 정원은 2026년 서울특별시 조경상·정원도시상에서 기업동행특별상을 받았습니다. 화려하고 거대한 공원이 아니더라도, 우리가 살아가는 생활권 안에서 자연의 기능을 회복하고 일상의 풍경을 바꾸는 정원이 필요하다는 것.장평근린공원 빗물정원은 생활권 공원에서도 물순환과 생물다양성을 생각하는 정원을 만들 수 있다는 가능성을 보여주었습니다.

그리고 정원이 생기자, 공간의 변화는 사람들의 시선에도 조금씩 변화를 불러왔습니다. 이전에는 그냥 지나쳤을 식물을 조금 더 가까이 들여다보고, 정원을 찾은 곤충과 새를 발견하며 비가 내린 뒤 달라진 정원의 모습을 살펴보게 되었습니다.

정원이 생긴다는 것은 어쩌면 자연을 바라볼 수 있는 새로운 자리가 하나 생긴다는 뜻인지도 모르겠습니다.


도시의 일상에 스며든 물 순환의 정원

빌리브 인 드림 파크를 통해 동대문구 장안동에는 ‘물순환’을 매개로 한, 두 개의 생태정원이 만들어졌습니다. 장평근린공원 빗물정원과 장안근린공원 느린정원은 서로 다른 모습으로 만들어졌지만, 두 정원에는 공통점이 있습니다. 바로 물을 도시 생태계의 중요한 자원으로 바라본다는 것입니다.

모든 생명에게 물이 필요하듯 도시의 자연에도 물이 필요합니다. 빌리브 인 드림 파크는 빗물이 단순히 흘러가 버리는 것이 아니라 정원 안에서 머물고, 스며들며 식물과 생명으로 다시 이어질 수 있도록 물의 순환을 정원의 중요한 요소로 담았습니다.

🌳💚💧💙

빌리브 인 드림 파크(Bee'lieve in Dreams - Park) 정원을 소개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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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출처 : 스튜디오 초신성(@Studio Choshinsung)

* 1호 : 장평근린공원 빗물정원

2024년 10월 개장한 장평근린공원 빗물정원은 빗물의 흐름을 정원 안으로 끌어들이는 계류형 정원입니다.

자생종과 기후변화에 대응하는 식물을 중심으로 구성하고, 비가 내리면 빗물이 정원에 모여 천천히 흐르며 식물과 토양을 거치도록 했습니다.

이 과정에서 정원은 빗물을 받아들이는 공간이자 식물과 곤충, 새가 머물 수 있는 작은 서식처가 됩니다. 평소에는 산책하고 쉬어가는 생활 속 정원으로, 비가 오는 날에는 도시의 물이 잠시 머무는 생태 공간으로 기능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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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2호 : 장안근린공원 느린정원

장안근린공원에는 약 400㎡ 규모의 ‘느린정원’이 조성되었습니다. 이곳은 배수 문제로 저하된 토양과 식생 환경을 개선하는 동시에, 빗물이 조금 더 천천히 머물고 흐를 수 있도록 물순환 구조를 담았습니다.

황톳길 중정을 중심으로 회랑형 연못 정원을 조성하고, 파고라의 지붕과 우수통을 통해 모인 빗물이 연못으로 자연스럽게 흘러갈 수 있도록 했습니다. 정원에는 자생종 초본과 녹비 작물을 활용해 화학비료 사용을 줄이고, 고사목을 비롯한 기존 자원의 재활용 등 탄소 저감형 정원 조성 원칙도 함께 적용했습니다.

‘느린정원’이라는 이름처럼 이곳의 물은 빠르게 흘러가 버리는 대신 잠시 머뭅니다. 물이 머무는 동안 식물이 자라고, 곤충과 새가 찾아오고, 시민은 그 곁에서 쉬어갈 수 있습니다.

한 곳에서는 빗물이 정원의 물이 되고, 다른 한 곳에서는 빗물이 연못으로 흘러갑니다.
서로 다른 모습의 두 정원이지만, 그 안에서는 물과 식물, 생물이 연결되는 작은 순환이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이처럼 빌리브 인 드림 파크는 하나의 공원을 새롭게 꾸미는 데 그치지 않고, 생활권 공원의 생태적 기능을 회복하고 시민의 일상 속에서 자연을 만나는 경험을 늘려가는 방식으로 정원의 범위를 넓혀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올가을, 이 변화는 경기도 수원시 영흥숲공원의 세 번째 정원으로 이어집니다. 새로운 정원에서도 물과 식물, 다양한 생물이 어우러지고 시민들이 함께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갈 예정입니다.


공원에서 만난 작은 생명들

우리가 사는 동네에는 얼마나 많은 생명이 함께 살아가고 있을까요?
빌리브 인 드림 파크의 ‘우리동네 생태탐사꾼 클럽’은 바로 그 질문에서 시작되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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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을 만드는 것만큼 중요한 것은, 정원이 만들어진 뒤 그곳에서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살펴보는 것일지도 모릅니다.

2025년에는 동대문구 장안동 일대를 중심으로 <우리동네 생태탐사꾼 클럽>의 활동을 처음 시작했습니다. ‘생태해비타트’와 ‘장안동 식물대탐사’를 주제로 공원과 녹지, 정원과 하천을 직접 걸으며 그곳에 어떤 식물이 자라고 있는지, 어떤 곤충과 새가 찾아오는지를 관찰했습니다.

평소라면 그냥 지나쳤을 풀 한 포기를 자세히 들여다보고, 나무 아래에서 발견한 곤충의 이름을 찾아보며 계절에 따라 달라지는 식물의 모습을 기록했습니다. 그렇게 '우리가 함께 사는 동네'의 자연을 하나씩 들여다보면서 우리가 살아가는 도시가 생각보다 훨씬 다양한 생명으로 이루어져 있다는 사실을 발견했습니다.

그리고 탐사의 범위는 한곳에 머물지 않았습니다. 2026년 상반기에는 새로운 3호 정원이 조성될 경기도 수원의 영흥숲공원을 찾아 그곳의 생태를 살펴보았습니다.

하반기에는 다시 서울 동대문구의 장안동으로 돌아왔습니다. 이번에는 빌리브 인 드림 파크의 1호 정원인 장평근린공원 빗물정원에서 〈아직 이름 없는 정원 기록하기〉를 주제로 두 차례의 기록 활동을 진행하고 있습니다.
정원에 드리우는 햇살과 그 안에서 살아가는 생명을 관찰하며, 시간이 흐른 뒤 정원의 모습이 어떻게 달라지고 있는지를 기록하고 있습니다.

🕊️🌳📝🔎

우리동네 생태탐사꾼클럽, 이렇게 이어졌어요

공원을 걷고, 작은 생명을 발견하고, 햇빛과 소리까지 기록하며 우리 동네의 생태를 조금씩 알아가는 시간을 이어왔습니다.

생태해비타트 2025. 8~11 | 도심 속 생명들을 위한 작고 안전한 서식처를 주민과 함께 살펴보고 만들어가는 탐사 활동
① 여름의 근린공원 생태해비타트

- 서식처의 관점으로 공원 산책하기 · 야생벌을 위한 비하우스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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② 늦여름의 근린공원에서 만나는 작은 이웃들

- 비하우스 공간 관찰 · 서식처 지도 만들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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③ 가을의 근린공원, 늘봄에서 장평까지

- 두 공원과 동네 녹지의 서식처 살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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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출처 : 스튜디오 초신성(@Studio Choshinsung)

④ 겨울을 준비하는 근린공원의 작은 이웃들

- 낙엽의 생태적 역할과 공원 속 생명 살펴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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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사진출처 : 스튜디오 초신성(@Studio Choshinsung)

[장안동 식물대탐사] 2025. 9~10 | 장안동의 근린공원과 어린이공원을 오가며 다양한 식물을 만나고 기록하는 생태탐사 활동
장안동 식물대탐사

— 식물 관찰과 기록 · 전문가와 함께 동네 식물 알아가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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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영흥숲 생물대탐사] 2026. 5 | 경기도 수원 영흥숲공원의 다양한 생물을 관찰하고 기록하며 새로운 정원이 들어설 곳의 생태를 미리 살펴보는 탐사 활동
영흥숲 생물대탐사

- 생태 기록 방법 익히기 · 곤충과 조류 등 다양한 생물 관찰 및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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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은 이름없는 정원 기록하기] 동대문구 장안동의 공원과 주변을 거닐며 평소 지나치기 쉬운 생명과 자연의 흔적을 발견하고 기록하는 시민참여 프로젝트
아직은 이름없는 생명 기록하기

- 김지석 작가와 함께 이름 없는 곤충과 식물 관찰 · 기록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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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직은 이름없는 햇빛 기록하기

- 윤병두 작가와 함께 공원의 햇빛을 관찰하고 시아노타입으로 자연의 흔적 기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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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렇게 장소와 주제를 달리하며 이어지는 탐사는 하나의 정원을 만드는 데서 끝나지 않고, 정원이 만들어진 뒤 그곳에서 어떤 변화가 일어나는지 계속 살펴보는 과정이기도 합니다.

공원을 이용하는 것을 넘어, 공원에 무엇이 살아가는지를 알아가는 것.
시민이 발견한 작은 생명과 계절의 변화가 하나씩 기록될 때, 우리가 사는 동네의 자연도 조금씩 더 구체적인 모습으로 우리 앞에 모습을 드러냅니다.


정원을 만든 사람의 이야기(w. Studio Chosinsung)

빌리브 인 드림 파크의 정원은 공간을 만드는 것에서 끝나지 않습니다.
정원이 만들어진 뒤에도 현장을 살펴보고, 그곳을 찾는 생명을 관찰하고, 시민들과 함께 자연을 탐사하며 정원의 이야기를 이어가고 있습니다.
그 과정을 함께하고 있는 스튜디오 초신성(Studio Choshinsung) 최지은, 신영재 소장님과 이야기를 나눠봤습니다.

서울그린트러스트

먼저 스튜디오 초신성은 어떤 관점으로 숲과 정원을 바라보고 만들어오고 있는 곳인지 소개해주세요. 이러한 관점이 빌리브 인 드림 파크 프로젝트에서는 어떻게 이어졌는지도 궁금합니다.

스튜디오 초신성 스튜디오 초신성의 작업은 우리가 다루는 대상지에 이미 다양한 생명의 궤적과 이야기가 존재한다는 인식에서 시작합니다. 저희가 하는 일은 그것을 섬세하게 관찰하고, 조경가이자 한 사람의 인간으로서 그곳에 어떻게 개입할 수 있을지 겸손하게 상상해보는 것입니다.

지역 생태계의 보전과 생물다양성 증진을 위해 도시 녹지를 정비하는 빌리브 인 드림 파크 프로젝트에서도 이런 태도를 이어갔습니다. 주어진 공원이나 녹지를 새로운 무언가로 채워야 하는 빈 땅처럼 바라보기보다는, 대상지 안팎에 얽혀 있는 복잡한 관계들을 먼저 읽어내고자 했습니다. 그 안에서 살아가는 생명들에게 실질적인 도움이 될 수 있는 개입은 무엇일지 고민하면서 프로젝트를 풀어갔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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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그린트러스트

빌리브 인 드림 파크 프로젝트의 정원을 설계하고 조성하는 과정에 계속 함께하고 계신데요. 처음 이 프로젝트를 시작하면서 ‘이 정원을 통해 이런 것을 해보고 싶다’고 생각하셨던 것이 있다면 무엇이었나요?

스튜디오 초신성 정원에 대한 사회적 관심이 커지면서, 도시 곳곳에 저마다의 목적을 가진 수많은 정원들이 만들어지고 있습니다. 그런데 그 과정에서 다른 식생에 비해 가치가 없거나 낡았다고 여겨지지만, 실제로는 많은 생명이 기대어 살아가는 곳들이 충분히 이해되지 못한 채 새로운 정원을 만들기 위한 대상으로 바뀌는 경우를 보았습니다.

우리는 이 프로젝트를 통해 오래된 공원과 녹지가 가진 가치를 충분히 존중하는 것이 중요하다는 이야기를 하고 싶었습니다. 동시에 문제의 원인이 무엇인지, 그리고 대상지가 가진 가능성은 무엇인지 먼저 살펴보는 일이 정원을 만드는 데 얼마나 중요한지도 이야기하고자 했습니다. 나아가 이런 태도가 실제로 만들어질 정원에서는 어떤 모습으로 구현될 수 있을지 고민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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또한 정원이 만들어진 이후에도 서울그린트러스트와 후원 기업이 긴밀하게 협력하고, 지역사회와 함께 지속적으로 정원을 돌볼 수 있다는 점도 저희에게는 중요한 조건이었습니다. 저희는 이 프로젝트를 통해 단 한 번의 공사로 정원을 완성하는 것이 아니라, 돌봄을 설계의 중요한 일부로 포함하고 싶었습니다. 지역사회와 함께 자연의 속도에 맞춰 천천히 정원을 가꾸어가는 과정까지도 정원의 일부라고 생각했습니다.

서울그린트러스트

장평근린공원 빗물정원과 장안근린공원 느린정원은 모두 물의 순환과 생태를 중요한 요소로 삼고 있지만, 각각의 공간이 풀어내는 방식은 조금 다릅니다. 두 정원을 설계하면서 특히 중요하게 생각하셨던 지점은 무엇이었나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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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디오 초신성 장평근린공원에서 가장 중요하게 생각한 것은 대상지를 선택하는 일이었습니다. 우리는 녹지 안에 새로운 정원을 만드는 대신, 온도 변화에 취약하고 포장이 노후되어 토사가 쓸려 내려가던 원형광장의 포장을 일부 걷어내고 새로운 녹지를 만들었습니다. 특히 위협적인 속도로 물이 떨어져 오로지 사람만이 가끔 이용하는 인공폭포 주변과, 포장이 침하되어 빗물과 토사가 모이는 지점의 포장을 걷어냈습니다. 그리고 이곳에 새로운 녹지를 만들어 전체적인 물 순환의 일부가 될 수 있도록 했습니다. 걷어낸 블록 포장을 버리지 않고 공원 안의 생물들을 위한 다양한 구조물, 예를 들면 공원의 곤충을 위한 아파트나 낙엽을 모으는 구조물로 재활용한 것도 중요한 부분이었습니다.

이처럼 공사 과정에서 버려지는 폐기물을 줄이고, 공원 안에서 물질이 다시 순환할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일은 앞으로 우리가 더 진지하게 고민해야 할 과제라고 생각합니다. 장안근린공원은 이미 대상지가 정해져 있어 다른 장소를 모색할 여지가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주어진 녹지를 감싸는 황토길은 공원 내부를 경험하는 데 중요한 장소였기 때문에, 이 길과 대상지가 어떻게 만날 수 있을지를 깊이 고민해야 했습니다.

생명이 살아가기 위해 빗물은 꼭 필요하지만, 황토길에 떨어지는 빗물은 이용과 유지관리에 불편한 요소가 될 수 있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빗물을 내부의 녹지로 유도하고, 황토길을 걷는 사람이 내부의 녹지를 보다 편안하게 경험할 수 있도록 긴 회랑을 황토길 위에 계획했습니다. 서로 상관없어 보였던 두 가지 표면이 서로를 돕는 구조를 상상한 것입니다.

이곳에서 빗물은 세 가지 방식으로 모습을 드러냅니다. 처마에서 떨어지는 빗물은 점선이 되고, 우수홈통에 모이면 고요한 면이 됩니다. 그리고 다시 나선형의 물길을 따라 흙 속으로 아주 느리게 스며들면서 무수한 가닥의 선이 됩니다.

서울그린트러스트

정원을 조성한 뒤에도 현장을 계속 살펴보고, 시민들과 생태탐사 프로그램을 함께 진행하고 계신데요. 정원이 만들어진 이후 직접 현장에서 발견하신 변화가 있었나요? 처음 정원을 설계할 때 예상했던 모습과 실제로 이용되는 모습 사이에 달랐던 점이 있다면 궁금합니다.

스튜디오 초신성 원형광장의 의자에 앉아 이곳을 이용하고 지나쳐가는 사람들의 모습을 오래도록 바라볼 수 있는 시간이 있었습니다.

여름방학이라 그랬는지, 아이들이 잠자리채를 들고 빗물정원 사이를 누비는 모습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방아깨비와 풍뎅이를 찾아 동네 언덕을 누비던 제 유년기의 모습도 자연스럽게 떠올랐습니다. 이곳을 찾는 아이들에게 이 공간이 그런 동네 언덕과 같은 곳이 될 수도 있겠구나 싶었습니다. 가까운 동네에 있는 작은 공원이 얼마나 가치 있는지를 다시 생각하게 된 순간이었습니다.

생태탐사꾼 프로그램에 참여하는 어린이도, 그 아이와 함께하는 부모님도 눈빛을 반짝이며 시간을 보냅니다. 지나가며 궁금해하던 어린이가 1년 뒤에는 조금 더 자란 모습으로 프로그램에 함께 참여하기도 합니다. 처음 정원을 상상했을 때보다 더 크게 마음에 남은 것은, 정원을 만드는 일만큼이나 정원과 공원을 함께 살피는 지역주민을 위한 프로그램이 중요하다는 사실입니다. 어쩌면 정원을 만드는 것보다 그런 관계를 만들어가는 일이 더 가치 있을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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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그린트러스트

빗물정원과 느린정원을 찾는 시민들이 이 공간에서 무엇을 보고, 경험했으면 하시나요? 식물이나 곤충 같은 생물을 직접 관찰하는 경험일 수도 있고, 자연을 바라보는 방식의 변화일 수도 있을 것 같습니다. 소장님께서 기대하시는 경험이 있다면 들려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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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튜디오 초신성 두 장소를 만들면서 우선 바랐던 것은, 우리의 개입이 시민들이 피부로 직접 느낄 수 있는 변화로 전해지는 것이었습니다. 도시에 더 많은 녹지를 만들고 빗물을 섬세하게 다루는 일이 사람에게도 쾌적하고 이로운 일이라는 것을 직접 체감할 수 있기를 바랐습니다.

장평근린공원의 빗물정원은 원형광장의 여름을 조금 더 시원하게 만들고, 비가 올 때마다 쏟아져 내리는 토사를 정리해야 했던 관리인의 수고도 덜어주었을 것입니다. 원형광장에 자주 모여 담소를 나누는 할머니들도 새로 만들어진 의자에 앉아 계절마다 피어나는 꽃들을 바라보았겠지요. 느린정원의 회랑 역시 황토길을 관리하고 이용하는 일을 조금 더 편하게 만들었습니다.

이처럼 체감할 수 있는 변화가 그 장소를 더 자주 찾는 습관으로 이어지고, 나아가 그곳을 좋아하고 아끼게 되는 계기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사랑하게 되면 대상을 조금 더 소중히 대하게 되고, 오랜 시간을 보내면서 자연스럽게 그곳에 사는 식물과 곤충을 발견할 수도 있겠지요.

사람마다 자연을 대하는 태도는 다르기 때문에, 우리가 하는 일은 개별 종의 소중함이나 생태의 복잡성을 설명하는 데 그치지 않고, 사람들이 그 장소를 좋아하고 사랑하게 만드는 일로도 이어져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이어서 이야기할 ‘우리동네 생태탐사꾼 클럽’ 같은 프로그램은 조금 더 직접적이고 구체적으로, 생명의 삶의 모습을 통해 장소를 경험하고 사랑하는 방식을 함께 고민하고 나누는 일이 될 것 같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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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원을 만드는 것뿐 아니라 ‘우리동네 생태탐사꾼 클럽’을 통해 시민들과 함께 공원과 정원의 생태를 관찰하고 기록하는 활동도 이어가고 있습니다. 정원을 조성하는 일과 시민이 직접 관찰하고 기록하는 일이 서로 어떻게 연결된다고 생각하시나요? 

스튜디오 초신성  계절과 생명의 흐름에 반응하며 살아있는 생물의 집이 되는 정원은 완공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이 만들어져가는 여정 속에 있다고 생각해요.

그 여정 속에서 정원에서 생명들이 어떻게 서로 기대어 살아가는지를 관찰하고 기록하는 일은, 그 정원의 존재를 우리의 인식 속에 조금씩 만들어가는 일과도 같습니다. 사람이 사는 집을 생각할 때, 그곳에 사는 사람을 떼어놓고 설명할 수 없는 것과 같은 이치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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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공원에서 이루어지는 다양한 활동 역시 이곳에 사는 생명의 이야기를 함께 발견하고, 각자의 기억 속에 생명의 지도를 하나씩 채워가는 과정이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그 과정을 통해 우리는 우리 곁의 장소들이 함부로 변형해도 되는 빈 공간이 아니라, 누군가 살아가는 집이며 소중히 대해야 할 곳이라는 사실을 알게 됩니다. 정원은 완공되는 공간이 아니라, 생명과 사람이 함께 살아가며 계속 만들어가는 공간입니다.


작은 정원에서 시작된 변화

빌리브 인 드림 파크(Bee'lieve in Dreams-Park)는 동네의 공원에 정원을 만들고, 그곳에 물이 흐르게 하고, 식물이 자라게 하며 작은 생명들이 찾아올 수 있는 공간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그리고 그 공간을 시민들이 직접 바라보고, 관찰하고 기록하면서 정원의 이야기도 계속해서 쌓아가고 있습니다.

한 곳에 정원을 만드는 것에서 시작해, 그곳의 자연을 발견하고 기록하고, 다시 새로운 생활권으로 경험을 넓혀가는 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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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① ~③사진출처 : 스튜디오 초신성(@Studio Choshinsung)

장평근린공원에서 시작된 빗물정원은 장안근린공원 느린정원으로, 그리고 올가을 수원 영흥숲공원의 세 번째 정원으로 이어집니다.

때로는 정원을 만들고, 때로는 그곳을 찾아오는 생명을 살펴보고, 때로는 비가 온 뒤 달라진 물의 흐름을 바라봅니다. 그렇게 하나의 정원에 쌓이는 작은 변화와 경험은 다음 정원을 만드는 새로운 출발점이 됩니다.

도시의 일상 가까이에 자연을 더하고, 그 자연을 함께 발견하는 일. 빌리브 인 드림 파크가 심어온 초록빛 꿈은 오늘도 조금씩 자라고 있습니다.앞으로 또 어떤 정원이 만들어지고, 그곳에서는 어떤 생명을 만나게 될까요?

우리 동네의 공원에서 만나는 작은 변화에, 앞으로도 함께 관심 가져주세요. 💚



※ 본 내용은 서울그린트러스트 2026년 9월 뉴스레터 ‘숲으로 꿈을 꿀 수 있나요? 中 도시에 초록빛 꿈을 심는 일 ‘빌리브 인 드림 파크’’에 수록되는 내용입니다. 한달에 한번, 서울그린트러스트의 활동소식과 함께 국내·외 초록 이야기에 대한 뉴스레터를 발행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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