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꽃축제-성수동 72시간 프로젝트

가게 앞 화분 하나 놓아둔 곳에, 키우기 힘들어 누군가가 두고 간 화분들이 더해져 작은 정원이 되었습니다. 옆집 사장님은 빈 땅이 있어 꽃을 하나 둘 심었더니 예쁘고 귀한 것만 쏙쏙 뽑아가 맘이 상하셨다고 하고요. 그러나 누군가 꽃에 물을 주고, 쓰러진 화분을 세워 흙을 채워주며 그 맘을 달래줍니다. 이런 작은 마음들을 담아, 동네에 작은 변화를 주고 싶었습니다. 사람들은 알아채기 어려울지도 모르는 작은 변화를.

동네의 녹색손, 건축가, 디자이너 그리고 화목한수레단이 함께한 성수동 72시간 프로젝트.

어떤 변화가 생겼을까요?

성수동에는 식물 키우는 즐거움에 푹 빠진 녹색손 이웃들이 있습니다. 그 중 열혈 녹색손 이웃인 샤론 아주머니와 초록댁 아주머니가 꽃과 함께하는 성수동 72시간 프로젝트에 함께했습니다. 성수동 골목골목 들여다보면 집 앞에 놓아진 꽃 화분과 텃밭 화분, 벽을 타고 올라가는 담쟁이 등 재밌는 공간들을 찾을 수 있는데요, 앞집, 옆집, 뒷집 모든 이웃집 앞에도 화분 하나씩 놓여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으로 녹색손 아주머니들이 예쁜 꽃을 심어 나누었습니다. 집 앞에 놓인 화분이 모여 꽃이 있는 골목길이 만들어지고, 하나 둘 놓인 화분들이 더해져 작은 정원이 되었습니다. 앞으로도 이웃과 동네에 놀러온 모든 사람들이 같이 볼 수 있도록, 집 앞에 화분을 내어 놓는 분들이 많아졌으면 좋겠습니다.

아무것도 없는 빈 공간. 그런데 매일 누군가 버리는 담배꽁초가 생겨납니다. 점점 버려져가는 공간을 이웃과 함께 앉아 쉬며 이야기 나눌 수 있는 공간으로 바꾼다면 어떨까요? 그래서 옆집 x-5 건축사무소와 그린플러스(오고가게)가 만나 시골집 마당에 하나씩은 꼭 있다는 평상을 이곳 성수동 골목길 한켠에 놓았습니다. 평상은 ‘밖에다 내어 앉거나 드러누워 쉴 수 있도록 만든 것’으로 소개되는데요, 동네 아이들부터 어르신들까지 오다 가다 만나 자연스럽게 이야기나누는 공간이 되고, 나중에는 평상에서 만나자며 약속도 잡는 재밌는 공간이 되길 바랍니다.

성수동에 왜 왔니, 왜 왔니, 왜 왔니~. 귀여운 목소리로 화목한 수레의 노래를 불러준 이웃 어린이집 아이들. 어린이집 붉은 벽돌 담장에 아이들이 좋아할만한 그림 하나를 선물해주고 싶었습니다. 그래서 녹색공유센터 활동가들이 나서 붉은 벽돌 담장을 흰 도화지로 만들고 동화 한페이지를 그려넣었습니다. 아이들 뿐만 아니라 아침 저녁 유치원을 찾아오는 엄마, 아빠, 할머니, 할아버지도 함께 볼 수 있는 그림 있는 담장이 만들어졌죠. 

그리고 또 하나의 담장을 만났는데요, 마치 액자같은 네모난 구멍이 뚫려있는 담장이였습니다. 어떤 용도인지 모르겠는 저 재미난 구멍이 마치 액자 같아, 사람들이 지나가다 한번씩 고개돌려볼 수 있는 식물이 있는 액자로 만들었습니다. 그런데 몇일 가지 않아 화분 하나가 통째로 사라지고, 한 화분은 식물만 남겨진채 버려졌죠. 그렇게 하루 이틀 아쉬움이 쌓여갈 쯤, 누군가 버려진 식물을 화분에 담고 신발끈으로 고정시켜 물을 듬뿍 주고 다녀갔습니다. 그리고 지금도 누군가 물을 주고 다녀갑니다. 비록 처음 모습과는 많이 달라졌지만 이런 고마운 마음을 만나니 앞으로도 조금씩 다양한 변화가 생길 것 같은 기대가 됩니다.

축제기간 동안 꽃을 싣고 성수동 곳곳을 돌아다녔던 10대의 화목한 수레. 빈 화분을 내놓으면 꽃을 심어 준다는 얘기에 많은 이웃들이 집에 있는 화분을 하나 둘 꺼내오셨습니다. 여기저기서 화목한 수레단을 찾고 부르고 데려가고. 도대체 그 많은 화분들은 왜 꽃 하나 심어지지 않은채 집에만 있었을까요? 사람들과 만나 인사하고, 이야기하고, 꽃을 심고, 씨앗 퀴즈를 내고 참 바삐 움직였던 화목한 수레단 친구들. 그들의 이야기는 다음 포스팅에서 하겠습니다. 기대해주세요:)

글 편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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