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후기] 공원의 민간운영시대가 도래하다 – 2019 도시공원 운영세미나 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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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8월 22일(목), 서울숲공원 커뮤니티센터에서 ‘2019 도시공원 운영 세미나’가 열렸습니다. 주제는 ‘일본의 사례를 통해 본 지속가능한 공원 운영’이었는데요.

작년부터 일본의 공원재단에서 발간한 ‘공원관리가이드북’의 번역/출판을 준비하던 중, 44년 간 일본의 도시공원을 운영하고 있는 공원재단의 활동과 일본의 민간공원운영의 사례를 우리나라에서 심도있게 알아갔으면 하는 바람에 세미나를 준비하게 되었습니다.

현재 서울숲공원을 비롯해 서울로7017, 문화비축기지, 고덕수변생태공원 등 민간운영을 시작했거나 준비하고 있는 우리나라의 상황에서, 이번 세미나를 통해 우리나라 민간공원운영이 나아가야 할 방향을 고민해볼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예상인원이었던 60명을 훌쩍 넘어 자리가 부족할 정도로 참여해주신 모습을 보며, 공원운영에 대한 높아진 관심을 확인할 수 있어 가슴이 뛰었던 시간이었답니다.

그날의 이야기를 다시 되짚어보고, 오지 못하신 분들의 아쉬움을 해결해드리고자 발제 내용을 간단히 요약해서 정리해보았습니다. 강의내용을 자세하게 정리한 내용은 별도로 공유할 예정이니 참고해주세요~

*참고: 일본 발제에서 자주 언급된 ‘Park Management’이라는 개념이 사실은 ‘공원 경영’이라는 표현에 더 가까우나, 우리나라의 실정에 맞게 ‘공원운영’으로 주로 사용하였으며, 맥락에 따라 ‘공원 경영’으로 표기하기도 하였습니다.


[세션1] 일본 공원재단과 공원관리가이드북

발제1. 일본 공원관리가이드북 소개 – 히라마츠 레이지

‘일본에서 공원관리가이드북은 실제 공원 운영 업무에 활용될 뿐 아니라 학교 교재, 공원 설계, 공원관리운영사의 수험도서 등으로 공신력있게 활용되고 있습니다.’

_히라마츠 레이지, 일본 일반재단법인 공원재단 공원관리운영연구소 연구원

일본 공원재단은 지금으로부터 34년전인 1985년, 공원관리가이드북을 발행해 계속해서 진행해오고 있는데요. 공원관리가이드북은 일본 내 공원 관리방법을 체계적으로 상세하게 정리한 책입니다. 공원관리가이드북은 제1장부터 7장까지 공원관리의 목적, 운영관리, 유지관리, 법령과 안전대책, 시민참여와 협동, 파크매니지먼트, 등의 내용으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공원재단에서는 시대에 맞게 개정판을 내어 새로운 공원관리가이드를 제시하고 있기도 합니다. 초기에 시설관리와 장애인이용에 관한 내용이 강조되었던 반면, 2판에서는 시민을 위한 프로그램, 3판에서는 SNS와 같은 정보통신기술 이용에 대한 내용에 초점이 맞춰져 있습니다. 해당 가이드북은 실제 공원운영 업무를 비롯해 수험도서, 교육교재 등으로도 적극 활용되고 있다고 합니다.

서울그린트러스트는 현재 해당 도서(개정3판)를 번역 중에 있어요! 올해 말쯤 정식 출판 될 예정이니 많은 관심 부탁드립니다.

발제2. 일본 공원재단이 목표로 하는 공원운영과 그 실제 – 미노모 토시타로

‘쇠퇴하는 도시를 살릴 수 있는 것이 바로 공원입니다. 그리고 공원이 지역의 힘이 되기 위해서는 전략적인 공원 경영(Park Management)이 반드시 필요합니다.’

_미노모 토시타로, 일본 일반재단법인 공원재단 이사장

미노모 토시타로 이사장님은 일본 공원이 변화해 온 모습을 통해 질 높은 공원을 위해서는 공원 경영(Park Management)이 반드시 필요하다는 이야기를 전해주셨습니다. 민간에서의 공원 경영을 통해 공원을 유기적으로 바라보는 관점이 필요하며, 단순 조경관리를 넘어 공원 전체의 전략을 수립할 수 있어야 한다고 말씀해주셨습니다.

특히 공원 운영을 하기 위해서는 행정과 기업, 시민(NPO)와의 협력이 필수적이라고도 강조해주셨어요. 공원 운영은 혼자 할 수 없으며, 무엇보다 시민들과의 신뢰 파트너십을만들어가야 한다는 이야기가 인상깊었습니다. 다양한 프로그램들을 통해 시민들과 접점을 만들고 지역성 회복에 기여하며, 자연스럽게 공원에 대한 신뢰가 쌓일 수 있도록 매니지먼트하는 것이 공원 경영의 핵심이라고 이야기하셨어요!

[세션2] 일본과 한국의 공원 운영 사례

발제1. 일본 공원지정관리자제도의 지금까지의 추진과 앞으로의 과제, 히라타 후지오

‘일본에서는 지정관리자제도를 통해 ‘공원운영(park management)’의 지위가 향상되었습니다. 전에는 공원운영에 전혀 관심 없던 기업에서도 NPO와 파트너가 되어 공원운영에 참여하기 위해 노력하거나, 채용 시 공원관리운영사 자격증을 가진 사람을 선호하는 경우가 늘어났습니다.’

_히라타 후지오, 일본 효고현립대학대학원 교수

일본은 ‘지정관리자제도’라는 것을 통해 지방 공공단체나 그 외곽단체에 한정하고 있었던 공공시설의 관리 운영을 주식회사를 비롯한 영리 기업, 재단법인, NPO, 기타 단체에 운영을 맡기는 것을 의미합니다. 공공시설에는 ‘공원’도 포함되어 있어서, 일본 대부분의 공원이 지정관리자제도에 의해 민간운영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의 민간위탁과 가장 큰 차이점은 바로 공원에서 발생한 입장료 등의 수익을 운영기관의 수익으로 인정해준다는 것입니다. 공원 내 수익 시설도 허가해주고 있구요! 그렇기 때문에 더 많은 NPO와 기업들이 공원 운영에 관심을 기울이고 있다고 합니다.

특히 일본은 ‘공원관리운영사’라는 자격증 제도가 있습니다. 공원운영에 대한 일본 내의 관심이 높다는 것을 보여주는 단적인 사례같아요. 비록 국가공인자격증은 아니지만, 공신력 있는 자격증으로 인정되며, 공원 운영 기관 선정 시 해당 자격증이 중요한 척도가 되고 있습니다.

발제2. 한국의 첫 민간공원인 서울숲공원의 운영추진과 앞으로의 과제, 이은욱

‘과거 수목관리에 치우쳤던 공원관리에서, 기후변화, 관계단절 등의 사회문제해결을 위한 공원으로 나아가야 합니다.’

_이은욱, (재)서울그린트러스트 서울숲컨서번시 대표

서울숲공원은 우리나라 민간위탁 1호공원으로, 지난 2016년 11월부터 서울그린트러스트에서 공원 전체를 운영관리하고 있습니다. 위탁 후 약 3년 간 서울숲컨서번시는 공원의 환경적가치와 더불어 사회적가치를 증가시키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무엇보다 ‘공원운영’이라는 체계적인 시스템을 만들어가기 위해 노력하고 있어요. PIMS라는 공원관리 프로그램을 개발하여 녹지와 수목의 관리이력, 공원 내 물품과 자산목록 등을 효율적으로 열람하고 확인할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서울숲 적용을 시작으로 더 많은 공원으로 이런 시스템을 확장해가고자 하는 목표도 가지고 있습니다.

하지만 많은 한계도 존재합니다. 일본과 달리 한국에서는 공원 내 수익을 전부 반환해야하는 의무가 있기 때문에, 공원에서 발생한 참가비 등의 수익이 공원에 다시 환원되지 못하는 구조입니다. 공원의 재정적 자립을 강화해주는 기반이 마련되어야 하며, 정부 중심의 거버넌스가 아닌 이용자가 참여하는 사회중심의 거버넌스로 확대되어야 한다고 강조해주셨습니다.

준비된 강의가 모두 끝난 후엔 질의응답 시간이 이어졌습니다. 도시공원운영세미나가 진행되기 전부터 많은 질문을 보내주셨는데, 현장에서도 일본과 한국의 공원 운영에 대해 궁금해하는 분들의 열기가 뜨거웠습니다.

질문1. 일본의 한국의 차이점이 궁금합니다.(법과 제도, 공원운영방식, 재정확보방안 등)

* 미노모 토시타로: 차이가 있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만약 있다면, 작은 부분이라 생각합니다. 목표는 같고, 도달하는 과정이 좀 다를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 히라타 후지오: 한국에 30번 정도 방문하고 있지만, 큰 차이는 별로 없는 것 같습니다. 일본도 대도시에만 사람들이 몰리다 보니까 갈 수 있는 오픈스페이스가 적고, 그린인프라는 늘지만 공원 예산은 늘지 않는데 우리가 할 수 있는 건 뭐가 있을까 하는 생각에서 (지정관리자제도가) 출발했어요.

질문2. 민간의 공원 운영 초기, 어려운 점과 해결방안이 있다면?

* 미노모 토시타로: 공공과 수익창출이 주된 목적인 민간은 입장의 차이가 분명 있습니다. 민간의 힘을 빌어 공원에 식당을 유치하는 부분들은 조화롭게 절충해야 합니다.

* 이은욱: 민간위탁에 있어서 (민관 사이에) 해석의 차이가 있습니다. 예를 들어 서울숲에서 전기사용을 줄였더니 (행정에서는) 예산을 줄이는 경우가 있어요. 또, 자율적으로 조정을 하는데 어려움이 있습니다. 많은 돈을 써서 들어온 업체에서는 겨울철 방문객이 적기 때문에 이익이 줄어드니까 돈 되는 것들을 팔기 시작해요. 이렇게 되면 환경을 우선하는 서비스들의 진행이 어렵습니다. 공원 운영에 사용할 수 있는 방향으로 가야하는데, 공공기관과 수익기관과의 의견 충돌이 생기기도 합니다. 이러한 것들에 대한 법적 기반 마련이 필요합니다.

질문3. 수십 년간 도시공원을 운영해온 일본의 경험으로 볼 때 이제 막 도시공원 운영을 시작한 한국의 민간단체가 유의해야 할 사항은 무엇일까요?

* 미노모 토시타로: 운영에 있어서 100점을 한 번 만에 받을 수는 없다는 것을 인정해야합니다. 행정기관과 민간단체는 분명 다릅니다. 그렇기 때문에 민간단체들은 그 차이를 잘 파악해야 하죠. 처음엔 100점이 아닌 30점부터 시작해야 합니다. 공무원과 민간의 차이를 인지하고 설득을 통해 30점에서 50점으로 50점에서 100점으로 바꿔나가야 합니다.

질문4. 공원의 민간참여에 대해 행정의 축소를 우려해 민간참여를 부정적으로 보기도 하는데, 일본은 그런 우려가 있었는지, 있었다면 어떤 영향이 있었는지 궁금합니다.

* 이은욱: 서울숲의 경우 실제로 양질의 일자리가 30개 창출되었습니다. 이런 공원이 10곳이면 300개의 일자리가 창출되고 100곳이면 3,000개가 창출되면서 대기업화 될 수 있기 때문에 이런 고민들은 과감히 민간에 넘겨주는 것이 더욱 긍정적이라고 생각하고 꼭 필요하다고 봅니다. 이건 밥그릇 싸움이 아니니까요.

* 미노모토시타로: 일본에서는 채용이 적어지고 있고 행정 측에서의 권한 자체가 없어지고 있습니다. 대학에서 교수직을 하고 있을 때, 공원재단에 학생들을 많이 보냈지만 그만 두는 사람이 많았는데, 지금 그 이유를 알 것 같습니다. 처음에는 채용되고 OT 이외에는 따로 교육기간이 없었어요. 그럼에도 불구하고 옛날에 채용되어 일하고 있는 사람들은 형제가 많아서 열심히 일하지 않으면 힘든 세대였죠. 반면, 현 세대는 비교적 그만두기 쉬운 세대가 되었다고 할까요? 이런 사실을 공원재단에서도 인지하고 있고, 직원들에게 전 세계의 공원을 보고 다니라는 이야기를 합니다. 채용이 되면 그만두지 않게끔 잘 교육해주어야 할 필요가 있어요. 현재는 임직원 면접을 없애고, 부장급이 면접 문제를 직접 만들어서 시험도 부장급에서 다 해결하도록 하고 있습니다. 그렇게 해서 직접 뽑은 사원들을 책임지고 담당하게 제도를 바꿨어요. 직장이 복지가 좋은지, 연봉을 많이 주는지를 비교하는 것이 아니라 개인 자체를 실제로 인정해주는 곳이라는 생각과 자부심을 느끼게 해주는 것이 필요합니다.

*타치바나 토시미츠: 일본에서도 행정과 민간의 연계가 운영관리에 필요한 요소입니다. 위탁을 받았다고 해서 공원유지관리를 단독으로 하는 것이 아니라, 행정 담당자를 설득하고 대화해야 합니다. 공원 담당의 국장님과 이야기할 수 있는 시간이 필요하죠. 결국은 커뮤니케이션입니다.

질문5. 일본에서 행정과 공원재단의 역할분담은?

* 히라타 후지오: 한국도 충분히 행정과 민간의 연계가 가능할 것 같은데, 대결 대상이 변화했기 때문입니다. 공원 부지 옆의 공지가 있으면 이 대상지에 있어서 행정과 민간은 같은 편이죠. 공원을 담당하는 행정기관이 민간기관과 함께 협력해 예산을 더 확대하는 방향으로 국장님(상급자)을 설득해야 합니다. 공원, 녹지 관련 부서에서만 조경/녹지분야 학생들에게 일자리가 마련되었다면, 이제는 (공원, 녹지와 상관없어 보이는) 미즈노와 같은 스포츠회사에서도 요청이 들어오고 있어요. 예를들어 공원에 삼성과 관련된 일자리가 만들어지면 대학생들과 연결이 되는 것이죠. 그렇기 때문에 대기업들도 지정자관리제도에 끌어들여야 합니다. 공원에 연계된 기업들로 확장되어 가야 합니다.

세미나를 들으며 공원 운영은 혼자할 수 없고, NPO와 기업, 행정, 시민이 협력해야만 한다는 걸 다시금 새기게 된 것 같아요. 아직은 한계도 많고, 부딪히고 있는 것도 많지만, 일본이 겪어왔던, 겪어가고 있는 시간처럼 우리나라도 그 과정을 잘 겪어갔으면 좋겠습니다. 공원을 중심으로 한 좁은 시선이 아닌, 다각도의 시선이 더 열려가길 바래봐요. 서울숲을 운영하고 있는 서울그린트러스트에서도 이런 논의의 장과 교류의 장을 더 적극적으로 열기 위해 노력하겠습니다.

[한국조경신문] 지속가능한 도시공원, 민간의 자율적인 운영에서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