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강공원입양] 활동가의 일기 “사라진 한강숲 마주하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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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적인 폭우와 장마 기간으로, 한강공원이 물에 잠겼습니다.
시민들과 함께 가꿔온 한강숲들도 침수피해를 피할 수 없었습니다.

출처 : 연합뉴스

짧은 기간동안 매일매일 폭우가 왔고, 한강에 수위가 상승하고 있다는 소식을 뉴스와 문자메시지로 여러차례 받았습니다. ‘오늘이 지나면 멈추겠지’ 했지만, 사그라들지 않은 빗줄기와 거센 바람은 2주이상 계속됐습니다.  많은 빗물이 한강으로 몰리면서 수위는 점점 더 높아지고 출퇴근길 지하철 창문 너머로 보이는 한강은 그동안 보아왔던 평화로운 모습이 아니었습니다.

8월 중순쯤, 드디어 비가 멈췄고, ‘이제야 한강공원을 볼 수 있겠다’ 싶었습니다. 그러나 비가 얼마나 많이 왔는지, 한강물이 빠지지 않아서 일주일이 지나고서야 한강숲을 보러 갈 수 있습니다. 머리로는 ‘당연히 피해가 크겠지’ 하면서도 마음으로는 ‘나무는 살 수 있을거야’라고 바랐습니다.

출처 : 뉴스핌

기대반, 걱정반으로 한강공원을 찾았습니다. 많은 작업 차량이 분주하게 움직이고 있었습니다. 멀리 보이는 한강숲이 가까워질수록 궁금하면서도 마주하고 싶지 않은 두려운 순간이였습니다. 마침내 한강숲에 도착했고, ‘이게 진짜가 아니었으면 좋겠다’라고 느낄만큼 현장은 심각했습니다. 마스크를 쓰고 있었지만 떠밀려온 쓰레기와 토사물 때문인지 악취에 절로 ‘윽’하는 소리가 나왔습니다. 폭우가 휩쓸고 간 자리에 식물은 사라지고 진흙만 쌓여 있었습니다. 생명력이 끊질기다던 잔디도 오랜 침수와 토사물에 뒤덮혀 죽게 되었고, 한강숲은 말그대로 쑥대밭이 되었습니다.

뚝섬한강공원
이촌한강공원

현장을 본 뒤, 가장 크게 걱정되는 사항은 ‘나무의 숨쉬기’ 그리고 ‘한강공원의 생물다양성’ 이었습니다. 나무는 뿌리로 수분과 양분을 흡수하고, 잎으로 광합성과 호흡을 하며 살아갑니다. 장마로 오랜 기간 침수되어 있던 상황에서 “지금 남은 나무들도 무사한 건 아니겠구나“. ”어쩌면 천천히 고사중일 수 도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8월은 열매와 종자가 많이 맺히는 시기입니다. 식물은 동물에게 맛있는 먹거리가 되어주고, 동물은 식물의 씨앗을 번식시켜줍니다. 하지만 이 날 한강숲에서 마주친 까치는 먹을 것이 없는지 빈 쓰레기만 뒤적거리고 있었습니다.

반포한강공원

한강숲을 포함한 한강공원에서는 장마가 끝난지 보름이 지났음에도 수해 복구를 위해 많은 분들이 고군분투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코로나 19로 인해 시민들과 함께 복구 봉사활동도 어려운 상황입니다. 한강숲의 나무들이 건강하게 자랄 수 있도록, 피해입은 한강숲이 다시 건강한 모습을 되찾을 수 있도록 많은 분들의 관심이 필요합니다. 여러분의 응원으로 한강숲이 복구될 수 있습니다.

한강숲 수해 복구 기금 마련을 위한 해피빈 모금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아래 링크에 접속해 한강숲 모금에 함께해주세요!